미국, 공급망 통제 수위 한층 높인다
미국 정부가 다시 한 번 반도체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. 이번에는 “국내 생산과 수입의 비율을 1:1로 맞추라”는 조건입니다. 단순한 보호무역주의를 넘어, 반도체 공급망의 주도권을 자국 내에서 확실히 틀어쥐려는 의도라 볼 수 있습니다.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임기 때 ‘리쇼어링(제조업 복귀)’을 강조했다면, 이번 임기에서는 더 노골적인 강제 규제로 나선 셈입니다.
TSMC·GF·마이크론, 새로운 기회
이 규제가 가장 반길 기업은 누구일까요?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TSMC, 마이크론, 글로벌파운드리(GF) 같은 플레이어들입니다. 이들은 규제 환경이 오히려 경쟁력이 됩니다. 고객사에 ‘우리는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’는 사실 자체가 협상력으로 작용하니까요.즉, 규제가 곧 기회가 되는 셈이고, 이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습니다.
애플과 델, 복잡한 현실과 마주하다
반대로 애플이나 델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. 글로벌 밸류체인이 워낙 복잡한데, 제품에 들어가는 수많은 반도체의 원산지를 일일이 추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.이는 곧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. 결국 이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거나, 특정 공급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.
“최대 300% 관세” 경고는 현실화될까
이미 지난 8월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뿐 아니라 반도체에도 최대 300%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. 이번 ‘1:1 규제’ 검토는 단순 발상 차원이 아니라, 구체적인 실행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.즉, 미국은 더 이상 ‘협상 카드’를 흔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, 반도체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.
한국 반도체 산업, 더 큰 압박 예상
문제는 한국입니다.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한 대로, 미국은 한국에 무려 3,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요청했습니다. 과도한 요구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심각한 재정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.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내 생산거점을 늘려가고 있지만, 이번 규제는 단순히 ‘미국에 공장 하나 더 짓는’ 수준으로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. 생산 비율을 철저히 맞추라는 조건은 한국 기업들에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.
결론: 규제가 만든 새로운 질서
이번 규제가 단행된다면, 반도체 시장은 더 이상 자유로운 글로벌 공급망이 아닌 **‘미국 중심의 관리 체제’**로 재편될 수 있습니다. TSMC, GF, 마이크론은 웃고, 애플과 델은 숨이 막히며, 한국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입니다.앞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,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좌표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. 아마 이 논의는 단순히 산업 문제를 넘어 경제·외교 전략의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.
원문 기사 보기:TrendForce: U.S. Reportedly Weighs 1:1 Rule on Domestic vs. Imported Chips